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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문화공감

대학에 도서관 맡겼더니...연간 책구입비 '6천만원'

 


연예산 한국 13억 vs 미국 60억 … 전문대 도서구입비는 1억도 안돼

 서울 소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성 모씨(25)는 시험기간 때마다 고려대 도서관을 찾는다. 고려대 재학생인 친구에게 부탁해 과제 또는 시험에 필요한 책을 빌리기 위해서다. 성 씨가 다니는 대학의 도서관에는 필요한 책이 없거나 이미 대출된 경우가 다반사다. 성 씨는 "당장 필요한 책을 구하기 위해 친구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다"며 "대학도서관에 책이 없어 지역도서관을 찾는 친구들도 많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대학도서관은 주요 대학을 제외하면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계로 봐도 국내 대학도서관은 자료보유량·예산·인력 등 모든 분야에서 미국 대학도서관에 비해 한참 뒤쳐져 있다.

 1일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최근 발표한 '한국과 미국의 대학도서관 현황 비교'에 따르면 국내 대학도서관 1곳당 평균 책 보유량은 65만권으로 집계됐다. 미국 대학도서관 평균(214만권)의 3분의 1 수준을 밑도는 것이다. 지난해 3월 기준으로 책 보유량이 미국 평균보다 많은 대학도서관은 서울대·경북대·고려대·연세대·경희대·동국대 등 6곳 뿐이었다.

 지난 1년간 책 증가량도 평균 2만186권으로 미국(2만6554권)에 비해 6000권 가량 적었다. 자료구입비 예산 항목에서는 두 나라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국내 대학도서관의 연간 자료구입비 예산(2010회계연도)은 12억8000만원으로 집계됐으나 미국은 이보다 4배 이상 많은 59억9000만원이었다. 비도서자료 구입예산은 국내 2400만원, 미국 6억9500만원으로 28배 넘게 차이가 났다. 자격증을 소지한 사서 인력은 4배(국내 11명, 미국 48.46명), 도서관 직원의 경우 10배(국내 12명, 미국 119.46명) 가량 미국이 앞섰다.

 국내 대학도서관 중에서도 전문대도서관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재학생 1인당 소장도서 수는 2012년 기준으로 4년제가 64권, 전문대는 23권으로 집계됐다. 직원수는 4년제가 15명으로 전문대(3명)에 비해 5배 더 많았다. 자료구입비는 4년제 11억4000만원, 전문대 6000만원으로 격차가 19배까지 벌어졌다.

 정진한 한국전문대학도서관협의회 사무국장은 "국내 대학도서관은 예산과 인력에서 미국에 상당히 뒤쳐져 있다"며 "전문대도서관의 경우 제대로 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 사무국장은 "그 동안 대학도서관 운영을 대학 자율에 맡겼지만, 대학은 자율성을 핑계로 투자를 게을리했다"며 "격차를 줄이려면 대학도서관진흥법을 제정해 예산과 인력에 대한 법적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트위터 계정 @shineway2012]

출처  :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2123111321015904&outlink=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