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나대철 씨(38·충북 충주시 호암동)는 3일 “점자가 없었다면 세상은 암흑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학생 때까지 돋보기안경에 의지했다. 태어날 때부터 눈에 병이 있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수술을 받지 못했다. 1986년에는 눈에 다른 병이 생겨 빛조차 느낄 수 없게 됐다.
특수학교에 들어간 그는 “대학 진학을 위해 점자 공부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그 결과 1999년 대구대 특수교육과에 입학한 그는 “음성으로 만든 책(보이스북)보다 집중력과 사고력에 더 나은 점자책을 읽으면서 영어 수준을 높였다”고 했다. 2003년 대학 졸업 후 현재 충주성모학교에서 시각장애인 학생의 직업 교육을 맡고 있는 그는 “점자를 통해 기초를 충실히 다지지 않았다면 교사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고 점자를 예찬했다. 그는 대구점자도서관(달서구 송현동)이 4일 점자의 날을 맞아 시각장애인을 위해 마련한 생활수기 공모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점자의 날은 조선총독부 산하 제생원 맹아부(서울맹아학교 전신) 교사였던 박두성 선생(1888∼1963)이 1926년 11월 4일 ‘훈맹정음(訓盲正音)’을 완성한 것을 기념해 제정됐다.
대구점자도서관은 올해 85주년 점자의 날과 개관 15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를 한다. 4일 오후 2시 대구시종합복지회관(달서구 성당동)에서 시각장애인과 가족, 자원봉사자 4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하고 생활수기 시상식을 연다. 1996년 개관한 이 도서관은 시각장애인 도서 대출, 녹음도서 및 점자명함 제작, 점자교육 사업을 하고 있다.
점자 발전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대구대 점자도서관이다. 이곳은 점자도서 열람과 대출, 초중고교 점자교과서 출판, 점자도서 개발 등을 맡고 있다. 2006년 문을 연 점자출판박물관에는 연간 4500여 명이 찾아 점자를 만진다. 조성재 관장(직업재활학과 교수)은 4일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점자명함 갖기 운동을 제안할 계획이다. 그는 “점자의 날만이라도 점자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출처 : http://news.donga.com/3/all/20111104/41634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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